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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그대로 저는 스무고개 넘듯이 우리 아가 만났어요.

고개이름은 임신중독, 척추층만증수술, 고혈압, 코피, 자궁벽 등이에요. 정말 힘들게 한 고개씩 넘으면서 만난 아기라 밤수가 힘들어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

위기1. 척추측만증 수술 경험

특히 전 척추측만증때문에 척추가 4마디빼고는 다 고정되어있어서 임신말기와 자연분만에 영향이 있을까봐
초기에는 저같은 환자 받아본 산부인과 의사 찾아다녔어요.

다행히 집에서 멀지 않은 분당제일여성병원에 이희종 부장님을 지인들이 추천해주어 가봤는데 저같은 케이스도 잘할수있다고 파이팅기운 많이 주시면서 임신기간 잘 보냈습니다.

위기2. 임신중독 판정
우리 애기를 만난날은 2월 13일 예정일보다 2주는 앞선 날이었어요.
막달검사를 오전 9시에 잡아두고 신랑 손잡고 병원에 도착했죠.

예진에서 혈압이 또 올라가서 진료받기전에 3번은 다시 잰거같아요.
그도 그럴것이 최저 156 최고 170이라 위험수치였거든요.
진료를 보니 태동검사는 정상이지만 혈압이 8개월부터 지속적으로 오르는게 엄마가 임신중독이 왔다고 하시더라구요. 머리계속 아프고 어지럽지 않냐고, 혈압 떨어뜨리려면 태반을 꺼내야 엄마가 건강할수 있지 아니면 갑자기 뇌출혈이나 심정지 올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시더라구요.

그냥 검사받고 예정일대로 아기 만날 줄알았는데 멘탈붕괴가 되더라구요. 그러고보니 계속 머리가 딩딩아프고 최근들어 코피가 잘 터졌다고 하니 전초증상이라고 아기 오늘 낳자고 하시더라구요.

사실 몸이 제가 느끼기에 그리 많이 불편하지 않은 상태라 일주일 더 쉬다가 아기 만나고 싶었어요 ㅠㅠ 출산휴가로 딱 하루 쉬고 계속 직장을 나갔거든요.
좀더 있다 애기 만나는건 안되냐고 여쭤보니 인생 바로 끝나는 수가 있다고 거의 혼나고 얌전히 아래층 분만실에 갔어요.

위기3. 혈압이 계속 상승
분만실에가서 촉진제 맞으면서 자궁문열리기를 기다렸어요. 내려가자마자 내진을 하니 1cm열렸다고 하고 1시간뒤에 2cm 라고 해주시더라구요. 그리고 진심 너무 싫은 관장과 제모 시술이 여지없이 이어졌어요.

머리가 좀 아픈거 빼고는 몸이 그리 아픈데가 없어서 분만실이 제가 안올곳에 와있는것 같았어요. 저멀리서 힘주는 소리, 악악 소리지르고, 바로 옆에 침상에서는 1.5센치 열렸다는 산모가 3시간 내내 아파아아파아~ 죽을거같아 하더라구요 ㅠㅠ
가만히 있기만해도 심한해지니 머리가 더 아픈거같다고 하니
혈압응 10분에 한번씩 재더라구요. 분만실에서 거의 50번은 쟀으니 나중에 보이 오른쪽 팔뚝 실핏줄이 다 터졌더군요 ㅠ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압이 계속 조금씩 더 올라가거나 그자리에 있더라구요.
자궁문은 서서히 열리고 이대로 안열리면 오늘 병원에서 자고 내일 아침 다시 촉진제 맞자고 하더군요.
이 심란한데를 내일 또 오라 하시다니 ㅜㅜㅠ 그럴일 없길 바라고 있었어요.

위기4. 코피 터짐
그렇게 4시간째 아기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코가 턱막히면서 숨을 못쉬겠더라구요. 옆에있는 신랑한테 휴지좀 달래서 코를 푸니 코피가 터졌더라구요. 임신 후기부터 자주 봐온 코피라 닦아버리려는데
신랑이 간호사 샘한테 증상을 얘기하더라구요.
갑자기 수간호사쌤이랑 여러 간호사분들이 왔다가시면서 코피가 얼마나났냐 지금도 나냐 숨쉬는건 괜찮냐 물어보시고 가시더라구요.
그리고 숨쉬는게 피가 넘어온건지 힘들다 했더니 산소마스크 씌워 놓으시더라구요.
이때부터 슬슬 겁이나는데 신랑이 마스크끼고 있는 제모습이 안타까웠는지 몰래 눈물흘리는데 좀 감동이더라구요.

위기5. 자연분만 실패
그렇게 마스크쓰고 20분 있으니 담당선생님이 헐레벌떡오셔서 코피가 났냐고 안되겠다고 재왕절개로 하자고 하시더군요. 엄마 위험해서 안되겠으니 무통으로 가보자고 하시고 , 지금 다른 수술 일정이 있어서 1시간 뒤에 하자고 하시더라구요.
별일아니겠지 맘편히 있다가 아! 나 지금 심각하구나 생각하니 심장은 더 두근두근거리고 힘들더라구요. 그 한시간이 또 얼마나 심란하고 긴장되고 무서운지 ㅠㅠ
다행히 담당쌤이 일정이 더 빨리끝났다고 30분만에 수술실로 갔어요.

위기6. 무통실패
저는 척추층만증 수술을 받아봐서 수술실이 처음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차가운 수술실은 정말 들어가는 순간부터 소름이 끼치더라구요.
수술대에 시키는대로 눕고 그나마 입고있던 옷도 홀랑벗겨지고 나니 온몸이 바들바들떨리는게 무서워서 떨리는지 추워서 떨리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다 마취과 선생님이 오셔서 무통 놓겠다고 하시는데 워낙 척추 수술을 했었어서 잘 안들수도 있다고 그래도 해보자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웅크리고 허리뼈를 송곳으로 찌르는것 같이 찔러오는데
웬만하면 아픈거 소리 안내고 참거든요. 근데 이건 저절로 아!아~악 소리가 나는거에요 ㅠㅠ
선생님이 잘안뇌져서 방향을 잡느라 더 아프실거라고 지금4번 찔렀는데도 안되니 전신마취로 가야겠다고 하시더군요.
이렇게 아팠는데 결국 전신마취라니 억울하다고 얘기하고 싶었는데 다른방법이 없더라구요. 이미 정신은 반은 마취된가마냥 무섭고 떨려서 제정신이 아니구요.

위기8. 전신마취
바로 담당쌤이 오시고 재왕절개 자리 잡고 알콜로 배근처 모두 소독하더라구요. 알콜이 날아가면서 더 차가워서 이가 달달떨려하니 상반신에만 수술덮개로 덮고 뭔가 온풍기같은걸 틀어주셨어요.
그리고 준비 다되었다고 엄마 너무 걱정말고 애기 잘 만나자고 하시니 눈물이 나는데 바로 마취시키시더라구요. 눈물흘릴새도 안주시다니 ㅠㅠ
그리고 저의 기억은 회복실부터에요. 나중에 신랑한테 들으니 자궁위에 벽에 너무 얇아서 촉진제로도 수축이 안되어 어차피 자연분만은 어려웠을 거라고 하셨다고, 둘째도 재왕절개로 해야될거라하셨다더군요.
둘째라뇨... 이런 과정을 한번더할수있을지 자신이 없어요 ㅎㅎ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고 애기 나오고 태반도 꺼내니 병원에 있는3째날부터 서서히 혈압이 내려가더라구요.
자연분만 시도 후에 재왕절개라 두개의 단점이 모두 몸에 있더라구요. 골반벌어져 허리당겨 배수술부위는 건드리지도 못하겠는데 소변줄도 달려있어 몸도 맘대로 못하겠더라구요.

이렇게 생각치 못한 우여곡절 끝에 그날 저녁 우리 딸래미를 만났어요. 엄마가 몸에 주렁주렁 뭐가 많이 달려있어서 캥거루케어도 못해주고 젖도 아직 돌지 않아 못물리고 병원 침상에서 바라만 보는데
분만실 수술실에서의 과정들은 모두 잊혀지고 너무 이쁘더라구요.

다행히 모든 위기과정은 저한테만 있어서 아기는 팔다리 모두 정상이고 건강하다고 하니 세상 감사하더군요.
우리 보미 만나는 과정이 이리 힘들었지만 건강하게 출산하였으니 앞으로 보미랑 함께할 날들 행복하게 지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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